지난 화요일, 엄마가 생일이라 오랜만에 집에 갔어요. 엄마는 언제나처럼 생일 미역국을 끓여놓으셨는데, 그날따라 왠지 파가 듬뿍 들어간 미역국이 나왔어요. 미역국에 파라... 맛은 좋았지만 뭔가 어색했어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이 났죠. '미역국에 파를 넣으면 칼슘 흡수가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모르고 있던 미역과 파의 관계
미역은 칼슘의 보고라고 불릴 정도로 칼슘이 풍부한 식품이에요. 100g당 약 1,200mg의 칼슘을 함유하고 있어요. 이건 우유(100g당 약 120mg)의 무려 10배에 달하는 양이죠. 그래서 옛날부터 산모들이 미역국을 먹었던 거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좋은 미역국에 파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파에는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인 옥살산(oxalic acid)이 들어 있어요. 옥살산은 칼슘과 결합해서 불용성 염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 몸에서 칼슘을 흡수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냥 소변으로 배출되어 버리는 거죠.
저도 처음 알았을 때는 '설마?' 싶었어요. 파가 많이 들어간 미역국을 먹으면, 미역의 풍부한 칼슘이 제대로 흡수가 안 된다니... 근데 이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라니까요!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다른 식품들
사실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건 파만이 아니에요. 호박, 시금치, 쑥갓 같은 채소들도 옥살산이 풍부해서 칼슘 흡수를 방해합니다. 아, 참! 초콜릿이나 땅콩, 홍차에도 옥살산이 꽤 많대요.
한번은 제가 임신했을 때, 시어머니께서 영양 듬뿍 담긴 미역국을 끓여주셨어요. 여기에 시금치랑 파를 듬뿍 넣으셨더라고요. 칼슘 흡수에 안 좋다는 걸 아는 저로썬 말하기가 그랬는데... 결국 맛있게 먹었죠. 그냥 옆에서 우유 한 잔 더 마시면서요. 그래도 마음속으론 칼슘이 다 어디로 갔나 생각했어요. ㅋㅋ

미역국, 제대로 끓이는 법
그렇다면 미역국은 어떻게 끓여야 할까요? 전통적인 미역국 레시피에는 파가 들어가지 않아요. 미역, 물, 간장, 참기름, 마늘, 소고기(선택) 정도가 기본 재료죠.
제가 시어머니한테 배운 미역국 황금레시피를 공유할게요:
- 마른 미역을 찬물에 약 30분간 불려요. 불린 후 물기를 꼭 짜줍니다.
- 참기름을 두르고 미역을 살짝 볶아줍니다. 미역 비린내가 사라지고 고소한 향이 나요.
- 소고기를 넣어 같이 볶아줍니다. 소고기 없이도 맛있지만, 있으면 더 풍부한 맛이 납니다.
- 물을 넉넉히 부어 끓여줍니다.
- 간장, 다진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파는 넣지 않는거에요. 대신 마늘로 향을 내주면 충분합니다.

내 경험담: 파 넣은 미역국 vs 전통 미역국
작년 여름, 엄마랑 저랑 실험을 해봤어요. 파 넣은 미역국과 파 안 넣은 미역국, 두 가지를 만들어서 일주일동안 번갈아 먹기로 했죠. 솔직히 맛은... 파 넣은 게 더 향긋하고 좋았어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제 입맛엔 파의 향이 미역국과 잘 어울렸거든요.
하지만 칼슘 효과 측면에서는 확실한 차이를 느꼈어요. 저는 평소 손톱이 잘 갈라지는 편인데, 파 안 넣은 미역국을 먹은 그 주에는 손톱 상태가 훨씬 좋았어요. 물론 이건 매우 주관적인 느낌이고 과학적인 실험은 아니지만요.
그니까요, 미역국에 파를 넣냐 마느냐는 결국 목적에 달렸다고 봐요. 맛을 우선시한다면 파를 넣어도 좋지만, 칼슘 흡수를 최대화하고 싶다면 파는 빼는 게 좋겠죠.
미역의 다른 놀라운 효능들
미역은 칼슘 말고도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요. 요오드, 철분, 식이섬유... 특히 알긴산이라는 성분은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준대요. 임산부들이 미역국을 먹는 건 단순히 칼슘 때문만이 아니라, 출산 후 몸속 독소를 배출하는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저는 출산한 후에 한 달 동안 매일 미역국만 먹었어요. 정말 질렸다는... 근데 모유 생성에 진짜 도움이 됐어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파를 넣지 않았던 게 정말 다행이었네요.

현대 과학이 밝혀낸 미역의 건강 효과
최근 연구들을 보면, 미역에 들어있는 후코이단이라는 성분이 면역력 강화와 항암 효과가 있다고 해요.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 조절에도 도움을 준대요.
이렇게 좋은 미역의 효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선, 역시 파와 같은 옥살산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섭취하지 않는 게 좋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있어요. 일부 영양학자들은 옥살산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을 따르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믿자고요.

작은 변화로 건강을 챙기기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하나하나가 모여 건강을 만들어갑니다. 미역국 한 그릇에 파를 넣느냐 마느냐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작은 선택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내요.
저는 이제 미역국을 끓일 때 파 대신 마늘을 넣어요. 마늘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향과 맛을 더해주거든요. 가끔 손님이 오거나 특별한 날엔 두 가지 버전을 다 만들기도 해요. 파 넣은 미역국과 전통 미역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니까요.
여러분도 오늘부터 미역국을 끓일 때 한번 생각해보세요. '파를 넣을까, 말까?' 그 작은 선택이 여러분의 건강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가끔은 파 넣은 미역국이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그냥 먹어요. 그리고 다음날 칼슘이 풍부한 다른 음식을 더 챙겨 먹죠. 완벽한 식단보다는 즐겁게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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