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랑 튀김 같이 먹는 사람? 바로 접니다! (용감한 자의 솔직 후기)

여러분, 정말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 하나 던져봅니다. 혹시 저처럼 수박과 튀김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조합을 직접 경험해보신 분 계신가요? 주변에 이 이야기를 꺼내면 열에 아홉은 "제정신이야?", "배탈 나려고 작정했어?" 혹은 "미각을 잃었니?" 같은 격한 반응이 돌아오곤 합니다. 그런데… 네, 저는 용감하게도(?) 그 금단의 조합을 시도해봤습니다. 상상해보세요. 여름의 상징과도 같은, 시원하고 달콤한 과즙의 수박과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져 고소함과 짭짤함을 자랑하는 튀김의 만남을요.

이 기상천외한 조합에 대한 궁금증은 아주 사소한 계기에서 시작됐습니다. 며칠 전, 밤늦게 친구들과 야식으로 치킨 파티를 벌였죠. 뜨겁고 바삭한 치킨을 정신없이 먹어 치운 뒤, 누군가 후식으로 냉장고에 있던 수박을 꺼내왔습니다. 그때 한 친구가 무심코 던진 말이 제 호기심에 불을 지폈습니다. "야, 근데 치킨 먹고 바로 수박 먹으면 배탈 난다더라. 찬 거랑 뜨거운 거 같이 먹으면 속 뒤집어진대." 일리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한의학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경험적으로 너무 차가운 음식과 뜨거운 음식을 연달아 먹는 것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죠. 수박은 대표적인 찬 성질의 과일이고, 튀김은 기름에 조리되어 본질적으로 뜨거운 에너지를 가진 음식으로 분류되니까요. 그 말은 마치 오래된 속담처럼 제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진실일까? 나의 용감무쌍 인체 실험 후기

'정말 배탈이 날까?', '아니면 그저 근거 없는 속설일 뿐일까?' 그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저를 괴롭혔습니다. 직접 확인해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 탓에, 저는 결국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마침 운명처럼, 먹다 남은 치킨 몇 조각과 탐스럽게 잘 익은 수박 반 통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신의 계시이자, 피할 수 없는 실험의 기회라고 생각했죠.

우선 남은 치킨을 에어프라이어에 넣어 다시 바삭하게 데웠습니다. 차갑고 눅눅한 튀김은 이 실험의 진정성을 해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시원하다 못해 이가 시릴 정도의 수박을 큼지막하게 썰어 접시에 나란히 놓았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플레이팅 된 모습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선명한 붉은색의 시원한 수박과 누리끼리하고 기름진 갈색 튀김의 조화는 시각적으로 상당히 부조화스러웠죠.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서로 어울리기를 거부하는 듯 보였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시도를 감행했습니다. 먼저, 따끈하고 바삭하게 데워진 치킨 조각을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튀김 옷의 풍미와 짭짤한 닭고기의 맛. 그리고 잠시 후, 기다렸다는 듯이 차가운 수박을 크게 한 입 아삭! 하고 베어 물었습니다.

그 순간 입안에서는… 뭐랄까요, 예상치 못한 혼돈의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뜨거운 기름의 기운과 차가운 과즙의 냉기가 격렬하게 충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짭짤하고 고소한 튀김의 맛과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의 맛은 서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각자의 영역을 주장하며 맴돌았습니다. 마치 격렬한 탱고를 추듯, 서로 밀고 당기는 듯한 감각이었죠. "와, 이건 미쳤다! 환상의 맛이야!" 같은 감탄사는 당연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으악, 이게 뭐야!" 하며 뱉어낼 정도로 끔찍한 맛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경험해보지 못한, 지극히 '신기한' 미각적 체험이었습니다.

호기심은 두려움을 이겼고, 저는 몇 번 더 이 기묘한 조합을 시도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약간의 '묘미'라고 할 만한 것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튀김을 먹고 난 후 입안에 남는 기름진 느낌, 그 느끼함이 수박의 시원하고 상큼한 과즙으로 인해 순식간에 씻겨 내려가는 듯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마치 탄산음료로 입가심하는 것과 유사한 개운함이었죠. 하지만 동시에 수박의 강렬한 단맛이 튀김 본연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을 다소 방해하는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여전히 아리송하고 복잡한 맛의 조화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결과는? 다행히도, 저는 배탈이 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평균 이상으로 튼튼한 위장을 가진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친구가 경고했던 것처럼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거나 속이 뒤집어지는 등의 격한 반응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약간… 배 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평소보다 조금 더 들리는 듯한 느낌? 그 정도의 미미한 변화뿐이었습니다. 아마 이 역시 사람마다, 그리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일 거라 생각합니다.

음식 궁합, 과연 절대적인 법칙일까?

이번 경험은 저에게 '음식 궁합'이라는 오래된 개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물론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경험적으로 증명된 음식 조합들이 존재합니다. 특정 영양소의 흡수를 돕거나 방해하는 조합, 소화 과정에 부담을 주거나 시너지를 내는 조합들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장어와 복숭아처럼 상극으로 알려진 유명한 예시도 있죠.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이 '궁합'이라는 틀에 너무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소울푸드 조합 중 하나인 삼겹살과 소주. 냉정하게 따져보면, 기름진 고기와 알코올의 조합은 간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결코 이상적이지 않은 궁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조합을 사랑하고 즐겨 찾죠. 피자와 콜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제된 탄수화물, 높은 지방 함량의 치즈, 그리고 당분이 가득한 탄산음료의 조합이 건강에 이로울 리 없지만, 이 둘은 환상의 짝꿍으로 여겨집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가?' 남들이 모두 좋지 않다고 말하는 조합이라도 나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고, 반대로 모두가 즐겨 먹는 조합이라도 유독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수박과 튀김처럼 성질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음식의 조합은 더욱 개인적인 편차가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과거에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는 것을 두고도 엄청난 논쟁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설탕이 토마토의 비타민 B 흡수를 방해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떡하냐!"고 항변했죠. 물론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설탕 없이 먹는 것이 더 좋겠지만, 가끔 그렇게 먹는다고 해서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결론은? 수박 & 튀김, 추천? 비추천?

음… 이 조합을 섣불리 다른 사람에게 추천해야 할지는 솔직히 망설여집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것이 미식의 신세계를 열어주는 환상적인 맛의 조화라거나, 서로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조합은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굳이 일부러 찾아서 함께 먹을 만한 이유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만약 당신이…

•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미각적 경험에 도전하고 싶다면,
• 자신의 위장이 강철처럼 튼튼하다고 자부한다면,
• 튀김의 느끼함을 단번에 잡아줄 강력한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 혹은 정말 우연히 냉장고에 수박과 남은 튀김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 아주 조금만, 정말 맛보기 정도로만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ㅋㅋ 단, 정말 소량만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야 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아주 가끔, 정말 어쩌다가 입가심으로 한두 조각 정도는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역시나 튀김에는 시원한 맥주나 톡 쏘는 콜라가, 수박은 그 자체로 즐기는 것이 가장 맛있고 자연스러운 조합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네, 역시 클래식은 영원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저처럼 상식을 파괴하는 기묘한 음식 조합에 도전해 보신 경험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갑자기 다른 사람들의 용감한 도전기가 궁금해집니다. 다음번엔 또 어떤 예측 불가능한 조합을 시도해볼지, 벌써부터 고민되네요!